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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노트/경제.경영

트렌드 코리아 2020

by 크라센 2020. 1. 20.


현대의 소비자는 항상 일관된 구매자가 아니라 상황 따라 맥락 따라 취향과 선호를 바꾸는 다면적 존재이다. 한 사람의 소비자에게서도 10개, 100개의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기에 '특화'가 생존의 조건이 됐다. 요즘 소비지들은 물건을 오래 소유하기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순간순간 느껴보고 싶어한다.

2019년 떠올랐던 10대 트렌드를 살표보자. 괴식 및 이색식품은 인스타그레이블한 비주얼과 자극적인 경험을 인증하고 공유하는 문화로 떠올랐다. 대형 SUV는 가족중심적 여가를 즐기는 소비자의 부상으로 선호되었다. 샛별 배송서비스의 등장으로 신속성이 유통채널을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이 되었다. 최근 유통업계는 빅데이터나 인공지능 기술로 고객 주문량을 미리 예상하고 상품을 발주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에어프라이어와 삼신가전(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 의류건조기)은 가사 노동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줄여준다. 밀레니얼 세대는 반복적이고 비가치적인 일은 기계에게 맡기고 남는 시간을 자신에 투자한다. 에어프라이어와 삼신가전을 구입함으로써 시간과 삶의 질을 사는 것이다.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인플루언서의 파급력이 커지면서 뷰티.유통업계 등은 자체 인플루언서를 육성하기에 이르렀다. 뉴트로 현상은 1970-80년대의 감성이 기성세대에게 추억의 아이템으로, 새로운 것에 목말라하는 10-20대에게는 독특한 경험으로 다가왔다. 재출시 상품은 새로운 디자인이나 제품을 만드는 것에 비용이 적게 들고, 소비자들에게 회자되는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전략이다. 지역기반 서비스도 활발했다. 온라인상에서 가능한 일들이 많아질 수록 오프라인 경험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다. 친환경브랜드의 부상은 밀레니얼 세대가 플라스틱프리, 노빨대 등 친환경을 실천하는 노력으로 부각되었다. 물질적인 소유보다 경험에 더 큰 가치를 두고, 단기적인 여행이 아닌 현지에서 한 달 살기 패키지가 인기를 누렸다. 휴가를 보내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휴식에 집중하는 호캉스도 여전히 선호되었다. 

2020년 소비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해갈까?

1.Me and Myselves 멀티 페르소나, 원래 고대 그리스의 배우들이 쓰던 가면에서 유래한 이 용어는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현대인을 일컫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사이버 공간은 특히 유연한 자아를 가질 수 있다. 개인이 여러 개의 디바이스를 사용하면서 SNS에 여러계정을 만드는 등, 현대인의 정체성 분열을 다원화된 사회의 귀결이라고 보기도 한다. 멀티 페르소나 현상은 시장에서 양면적 소비의 증가, 취향 공동체의 발달, 나를 표현하는 캐릭터와 굿즈 열풍, 패션.미용산업 등에서 젠더 개념의 유연화, 디지털 허언증과 느슨한 연대 등으로 발현되고 있다. 여기서 소비자들이 유념해야 할 점은 '가상의 나'와 '실제의 나'를 지혜롭게 연계하고 받아들여 온라인 공간을 책임감있고 자유로은 자아를 발현하는 마당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2.Immediate Satisfaction: the ‘Last Fit Economy’ 라스트핏 이코노미, 고객의 마지막 순간의 만족을 최적화하려는 근거리 경제를 일컫는다. 그 유형으로는 라스트 딜리버리, 라스트 에어리어, 라스트 모빌리티, 라스트 터치 등이 존재한다. 이제 고객은 상품의 특성이나 브랜드가 주는 가치보다 주관적 효용을 기준으로 구매의사를 결정한다. 제품과 소비자가 직접 맞닿는 그 접점에서의 만족이 더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3.Goodness and Fairness 페어 플레이어, 공평하고 올바른 것에 대한 추구가 강해진다. 가사노동의 공평한 분배, 주관식보다는 객관식, 조별과제보다는 개인과제를 선호하며 구매를 할 때도 상품 자체뿐만 아니라 그 브랜드의 올바른 '선한 영향력'을 중시한다. 조직.인사의 영역은 공정세대가 주도하는 유연한 조직문화로 흘러가고 있으며, 가사 노동의 공정성은 코로나19로 재조명되고 있다. 공정성의 기준의 확립과 더불어 객관적 자료로 평가되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역시 공정성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공정성의 논의는 본질적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할 숙제가 되어가고 있다.

 

4.Here and Now: the ‘Streaming Life’ 스트리밍 라이프, 인터넷에서 음악.드라마.영화등을 다운로드하지 않고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콘텐츠 전송방식인 스트리밍이 확대되고 있다. 소유보다는 사용을 중시하는 스트리밍 라이프로의 변화는 렌탈이나 구독 멤버십 등 다양한 방식을 포괄한다. 욕망은 부풀었는데 자원은 부족한 저성장 밀레니얼 세대와 기술의 발전으로 스트리밍 할 수 있는 여건이 된 시대가 스트리밍 등장의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소유하지 않아 가벼우면서도 다양한 일상과 경험을 접하고 싶은 현대인의 요구를 충족하기위해서는 단순한 구매로 끝나지 않고 상품의 유지.보수.관리 등으로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게 되었다.

 

5.Technology of Hyper-personalization 초개인화 기술, 실시간으로 소비자의 상황과 맥락을 파악하고 이해하여 고객의 니즈를 예측해 이에 정확히 맞춘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는 기술을 말한다. 초개인화 역량은 제품과 서비스의 전체 제조 과정에서 소비자의 데이터를 얼마나 갖고 있는가, 그 데이터를 얼마나 정교하게 분석하는가에 달려있다. 기업이 축적된 데이터와 AI로 다양한 고객경험을 제공해주더라도 고객과 소통할 수단이 없다면 기술적 활용이 제한될 수 밖에 없는만큼 소비자와 원활한 소통이 필요하다. 그리고 데이터 주권의 문제와 관련하여 현대인의 모든일상의 데이터 축적은 개인정보유출과 사생활침해를 심화시킬 수 있기에 엄격한 절차와 규정도 요구된다.

 

6.You’re with Us, ‘Fansumer’ 팬슈머,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구매하지만 동시에 간섭과 견제도 하는 신종소비자들을 일컫는다. 소유에서 경험으로 이동한 소비의 패러다임이 이제 경험에서 '관여'로 발전하고 있다. 선발과 양육, 기획과 제조, 유통과 홍보, 지지와 비판까지 관여의 범위는 확장되고 있다. 좋아하고 명분있는 사업에 투자하는 크라우드 펀팅이나, 서포터 활동, 연예인 기획사의 정책과 데뷔 여부까지 관여한다. 연예도 마케팅도 정치도 비즈니스도 팬슈머없이는 성장하기 어려운 시대이다. 소비자의 참여마케팅이 확대되면서 기업은 소비자가 사랑할 수 있는 자사 브랜드의 매력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고객과 기업이 함께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어가며 자연스러운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친밀감, 열정, 신뢰의 삼각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7.Make or Break, Specialize or Die 특화생존,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괜찮은 것보다 선택된 소수의 확실한 만족이 더 중요해졌다. 소비자의 니즈가 극도로 개인화되면서 표준화된 대중시장적 접근으로는 소비자의 선택이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핀셋처럼 고객의 특성을 관찰해 트고하하고 싶은 마켓을 골라내고, 현미경처럼 산재하는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그중 하나에 초점을 맞추거나, 컴퍼스처럼 지도위에 동심원을 그려 지역상권의 특성에 집중하고, 낚시대처럼 하나의 역량에 힘을 모아야 한다. 기업들은 관심도보다 호감도를 더 중요한 마케팅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단순 가성비보다는 가심비, 즉 좋아서 미치는 브랜드를 만들어내야 한다.

 

8.Iridescent OPAL: the New 5060 Generation 오팔세대,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신노년층, 동시에 베이비부머를 대표하는 58년생 개띠를 일컫는다. 이들은 직장을 떠난 후에도 사회활동을 접지 않고 다양한 직업에 도전하고 지금까지 못해본 경험을 하면서 자신을 위해 시간을 투자한다. 젊은이들 못지않게 취향과 브랜드를 좇으며 새로운 소비트렌드를 형성하고 콘텐츠에 호응한다. 이들은 다양하면서도 까다로운 소비자집단으로 이전까지의 삶과 동일한 욕구의 연장선상에서 다가가는 방향을 선호한다. 따라서 이들을 배려하는 세심함으로, 세분화된 라이프스타일로 접근해야 한다.

 

9.Convenience as a Premium 편리미엄, 편리한 것이 프리미엄이다. 편리미엄 전략은 해야 할 일에 소요되는 절대적 시간을 줄여주거나, 귀찮은 일에 들어가는 노력을 덜어주거나, 얻고자 하는 성과를 극대화시켜주는 것이다. 시간빈곤에 시달리는 현대의 젊은 소비자들은 시간을 다양한 경험과 자기성장에 투자하고 싶어한다. 이들은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줄여줄 수 있다면 얼마든지 대가를 지불할 수 있다. 식기세척기, 가정간편식 시장의 성장과 언택트 트렌드와 결합한 편리미엄 서비스들은 빠른 속도로 대중화되고 있다. 성장하는 편리미엄 시장은 소비자.노동자.플랫폼의 신뢰를 향상시켜야 하는 과제가 있다. 소비자의 사소한 불편함에 집중해 그들의 삶을 프리미엄하게 만들어라.

 

10.Elevate Yourself 업글인간, 성공보다 성장을 추구하는 새로운 자기계발형 인간을 말한다. 일과 삶의 전방위적 성장을 꿈꾸는 업글인간이 개발 중인 영역은 몸의 업그레이드, 취미의 업그레이드, 지식의 업그레이드를 꼽을 수 있다. 홈트(홈트레이닝)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스펙쌓기보다는 포토샵이나 PPT, 데이터분석 등 내실을 다지는 커리어 계발에 집중하며, 악기나 미술용품 등 취미용품의 판매도 증가하고 있다. 불학실성의 시대 학습의 온라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배움의 분야도 확장되고 있다. 이제 기업은 직무관련교육외에 직원을 위해 취미.운동 등 여가 증진의 기회를 더욱 세심하게 만련할 것도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