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롭과 줄리아라는 젊은 남성과 여성이 만나 연애감정을 느끼는 과정을 생물학적으로 풀어놓고 있다. 그들의 어린시절과 만남, 결혼, 육아, 직장생활 그리고 황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인간의 삶과 본성 그 자체를 흰 도화지에 생생하게 그리는 것과 같았고 마지막에는 깊은 감명까지 준다.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숨은 유혹자 - 동기와 행동에 감춰진 무의식의 법칙
그들은 어떻게 상대방이 자신의 '적절한 배우자'임을 판단하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을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들의 상대방에 대한 판단이 철저한 이성적 판단에 근거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수천 년 동안 개발된 유전자와 그동안 축적된 문화에 근거한 본능에 가까운 감정, 감각에 의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의사결정에 관한 사실을 이해하면 이성과 감정은 분리되어 있거나 상반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의 감정은 사물이나 상황에 가치를 부여하고, 이성은 이렇게 형성된 가치를 바탕으로 선택을 할 뿐이다. 더 나아가 인간의 마음 혹은 자아는 단일하지도 않다. 결혼생활의 첫 번째 단계는 신기함에 대한 탐닉이다. 두 번째 단계에는 각각의 정신적 지도가 하나로 녹아드는 단계이다. 내분이 생긴 가정은 지탱되지 않는다. 상대방의 습관을 바꾸는 일은 천천히 이루어져야 한다. 각자의 영역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타협하고 일을 분배하는 것이다.
인간의 첫번째 성장조건 - 우리는 어떻게 사회성을 습득하는가
예전에 사람들은 아기는 완전히 백지 상태라고 믿었다. 그러나 연구가 진행될수록 아기는 태어나는 순간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불과 몇 달 동안 많은 것을 배운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인간은 많은 지식을 유산으로 물려받으며 이 진화의 깊은 흐름을 유전자라고 부른다. 태아는 어머니의 뱃속에서 목소리의 음색뿐만 아니라 말의 리듬과 패턴까지 함께 듣는다. 아기는 행복한 얼굴과 슬픈 얼굴의 차이를 알고 사람의 얼굴이 담고 있는 정보를 읽는 방법까지 습득한다. 인간의 아기의 따뜻하고 미묘한 냄새는 어머니와의 유대감을 형성하는데 아이들의 지능지수에는 엄마의 사랑과 관심이 큰 역할을 한다. 사람의 마음은 오로지 네트워크, 인간관계의 그물망 속에서 존재하며 뇌와 뇌사이의 상호작용이 빚어낸 결과이기도 하다. 아기가 의식적인 자아가 생겨나기 이전에 어머니 속에서 존재하는 자아를 인정하는 하듯이, 의식적인 자아가 존재하기 이전에 사랑은 시작된다.
연습과 경험이 신경망을 바꾼다 - 뇌는 단련할 수 있다
아이들은 자의식을 분명히 갖지 못하고 생각이 외부의 자극에 촉발되지 않고서도 자신의 내면적인 경험의 논리를 따라 흐를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다. 그러나 어린 아이는 복잡한 확률계산을 수행할 수 있다. 의식적인 능력이 작동되는 것은 아니다. 뇌는 정보를 저장하기 위해서 시냅스를 만드는데 우리가 아는 모든 정보는 이 신경망이라는 네트워크에 담겨있다. 그리고 사람은 누구나 노력하고 연습하고 경험하면 신경망을 예민하게 개선할 수 있다. 또한 누구나 독특한 신경망을 가지고 있는데 신경망은 각자 인생을 살면서 받는 전기적인 자극에 의해 형성되고 강화되며 업데이트된다. 어떤 회로가 형성되면 미래에 이 회로가 다시 점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어린아이는 논리와 분석으로 구축되는 범례적 사고 대신 이와는 다른 이야기 형식의 사고방식을 한다. 심리학자 댄 맥애덤스는 아이들은 이야기 구조를 개발하는데 이것이 장차 살아갈 인생에서 벌어질 여러 이야기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안정과 성공의 함수관계 - 안정된 관계에서 성공하는 법을 배운다
어린이의 순진무구함과 창의성은 과열된 형식주의에 참해당하고 구속된다. 훌륭한 부모가 되기 위해선 아이에게 편안하고 예측 가능한 안정된 리듬을 주어야 한다.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애정과 엄격함을 조화롭게 결합해야 한다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의지할 수 있는 정서적인 유대감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은 가정에서 안전하다는 느낌을 많이 가질수록, 바깥세상에서 새로운 것에 대담하게 도전하는 탐험정신이 더 커진다. 과거의 심리학자들은 인간본성에 대해서 개인과 개인 사이의 관계가 아니라 개별적인 인간의 행동만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그러나 아이가 장차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는 아이와 엄마의 관계이다.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가진 아기는 스트레스를 잘 극복하지만 회피적인 애착관계를 가진 아기는 보기에는 독립적이고 성숙할지 몰라도 또래 친구들이나 어른들과 밀접한 인간과계를 맺지 못한다. 논리적인 토론에는 뛰어날 수 있어도 속내를 잘 드러내지 못하며 감정의 폭이 좁아진다. 이는 불안정 혼돈 애착관계를 가진 아기일 수록 심해진다. 결국 핵심적인 요인은 부모의 민감성이다. 또한 사람은 일관된 인성개발 방향을 가지며 애착양상은 학교 성적과 높은 상관성을 보인다.
세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학습법
공통점을 찾아볼 수 없는 다른 두 영역이 머릿속에서 충돌할 때 그 지점에서 창의성이 나타난다.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첫 단계는 학습자가 관련정보에 대해 더 전문적으로 알아보고 싶다고 스스로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인간은 어떤 주제에 지식을 가질 수록 더 빨리 배우며 그 질도 강화된다. 이렇게 습득된 지식을 낯설지 않도록 자동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이러한 자동화는 반복을 통해서 획득한다. 학습은 단순히 어떤 사실을 축적하는 것이 아니라 각 정보들이 맺고 있는 관계를 내면화하는 것이며 모든 분야는 독자적인 패러다임을 갖고 있다. 전문가는 이 구조를 체화하여 가지고 있는데 이 작동원리를 암묵지식이라고 한다. 내면에 묻혀 있는 지식을 밖으로 표출화하는 것이 세번째 지식습득의 단계이다. 마지막의 단계는 통찰이다. 이 과정을 통해 세상을 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며 이는 현실의 혼돈에서 벗어나 지혜와 성공으로 이루어지는 길이 된다.
재산이 아닌 문화를 물려주라 - 습관과 지식은 대물림된다
가난한 가정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전문직 부모 아래 성장한 아이들에 비해 3,200만 개의 단어를 적게 듣는다. 또한 칭찬을 듣는 횟수에 버금갈 정도로 기를 꺾어놓는 말을 들을 확률이 높다. 부유층의 자녀들은 돈뿐만이 아니라 습관과 지식, 부유계층의 인지적 특성까지 함께 물려받는다. 그들은 대대손손 대물림되는 우월한 계층의 구성원인 셈이다. 중산층 아이에 비해서 빈민층 아이의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는 더 높다. 이런 차이는 기억력, 특정 모형에 대한 인식, 인지적 통제, 언어 능력 등을 아우르는 인식 체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가난은 창발성(예기치 않게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가난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아카데미 설립자들은 '부모 중립성'을 방침으로 삼았다. 가난한 아이들의 부모가 무의식적으로 자식에게 전승하는 문화를 차단하는 것이다. 창발적 체계에서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내기 어렵지만 긍정적인 문화적 계기가 마련된다면 행복의 선순환 고리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내면을 바꾸는 것보다 환경을 바꾸는 것이 더 쉽다.
지능보다 자기통제력 - 성공을 움켜잡는 자질
실험을 통해 성적, 출석률, 최종성적을 예측할 때 자기통제력이 지능지수보다 두배나 더 정확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마시멜로 실험에서 충동을 통제하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문제를 덜 일으켰는데 그러한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잘 조직된 가정에서 성장했다. 자기 통제는 숨어있는 열정을 극복하는 철의 의지가 아니라 무의식적인 촉발에 관한 것이다. 분명 이성과 의지는 자기통제력을 강화하는데 중요하다. 그러나 이는 무의식적인 충동을 계속 억누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지 않다. 따라서 의지가 행동을 지배할 수 있다는 인격 형성 모델은 한계가 있다. 공동체에 소속되지 않고 자기통제능력을 배양하기란 매우 힘들다. 작은 습관과 적절한 예의는 세상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방식을 강화한다. 선한 행동은 특정한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덕목을 행동으로 옮김으로써 그 행동을 획득한다.
문화가 행동을 결정한다 - 문화적 차이가 불평등을 낳는다
평범함과 비범함을 가르는 것은 무엇일까. 천재성은 대부분 만들어지는 것이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는게 현재 지배적인 견해이다. 놀라운 성공 뒤에는 낭만적이고 신화적인 스토리가 아니라 살풍경하고 청교도적인 연습만 있을 뿐이다. 재능보다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점차 더 나아질 수 있는 능력이다. 최고의 연주자들,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은 가장 신중하고 자기 비판적으로 연습했다. 성공과 상관성이 높은 특성은 세부 사항에 대한 주의 깊은 관심, 끈기, 효율성, 분석적 치밀함, 오랜 시간 일할 수 있는 능력 등이다. 성공한 CEO들은 겸손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으며 부지런하고 단호한 영혼의 소유자로, 자신이 정말로 잘하는 것을 찾아내 그것을 반복적으로 실행한 사람들이다. 또한 외향성과 호감,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개방성보다는 정서적인 안정과 성실함, 신뢰감을 주고 계획을 세우고 단호하게 밀고 나가는 특성이 있다. 성장경향이 있는 문화권 사람들은 재산은 창의성의 산물이며 얼마든지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성장에 저항하는 문화권 사람들은 재산과 관련해 제로섬이라고 가정한다. 진취적인 문화권 사람들은 다른 문화권의 가치관을 받아들인다. 더 경쟁을 즐기고 낙관적이다. 교육을 강조하고 더 넗은 사회로 나아가려 한다. 남탓을 하지 않는다. 사회는 수많은 네트워크가 겹겹이 쌓인 것으로 신뢰가 넘치는 문화권에 사는 사람들이 기업을 더 쉽게 조직하고 운영한다. 그러한 신뢰가 재산을 창조한다.
케케묵은 신화와 작별하라 - 똑똑한 사람이 어처구니없이 무너지는 이유
아이큐는 학교라는 환경을 벗어나면 성취를 예측하는데 믿을만한 지표가 되지 못한다. 아이큐는 인생의 성공에 20퍼센트밖에 기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터먼연구에서 최고의 성과를 올린 사람들의 아이큐점수는 보통 수준에서 조금밖에 높지 않았다. 이들이 가지고 있었던 장점은 노동윤리였으며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큰 야망을 가지고 있었다. 아이큐가 높은 사람은 논리적이고 선형적이며 계산업무를 잘할 수 있지만 실제 현실세계에서 두각을 드러내려면 지능이 특정한 인격적 특성 및 성향 속에 녹아 있어야 한다. 똑똑하더라도 정직성, 엄정함, 공정함 등의 덕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지능과 같은 정신적인 힘과 정신적인 기질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이는 도덕적인 특성과 가깝다. 고도의 지적 성취 분야에서 지능은 위대한 천재와 범재를 구분하는 데 아무런 쓸모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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